(편집자 주)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라고들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스타트업이 새로운 유니콘을 꿈꾸며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이에 테크42는 미래 창업가와 사회혁신가를 육성하는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아산나눔재단의 플랫폼, 마루(180/360)의 초기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는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스타트업 현장을 가보고자 한다.
2017년 디지털 광고비가 방송 광고비를 최초로 역전한 이래 광고 업계에서 디지털 광고, 마케팅 전략은 필수가 되고 있다. 미디어랩사, 광고 에이전시의 고충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광고 업계는 크게 광고주인 기업, 기업을 대행하는 광고 에이전시 등의 대행사, 광고를 공급하는 매체사, 매체사에게 업무를 위탁 받아 광고 진행, 수주를 대행하는 미디어랩사로 나뉜다.
이 중 기업들을 대행해 광고 전략과 집행을 맡은 광고 에이전시 AE들은 수많은 매체 중 가장 효과적인 매체를 선별해 조합하고 전략을 짜야 한다. 매체사를 대신해 광고를 진행하고 수주업무를 대행하는 미디어랩사 역시 광고 효과를 높이는 미디어 플래닝(매체의 지면과 시간을 계획, 구매하는 일)에 골몰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대부분의 업무가 메일로 이뤄진다. 매체소개서가 오가고, 예산 플랜을 짜고, 입찰을 통해 광고 시간과 위치를 확보하는 과정은 여간 복잡하지 않다.
광고는 디지털화됐지만 그 거래 방식만은 여전히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김동규 디지털네이티브스 대표의 문제 의식은 여기서 시작됐다.
Q. 창업아이템을 소개해달라
“광고 매체는 디지털로 진화했는데, 광고를 거래하는 방식은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는 현실을 바꾸고 싶었어요. 과거 신문, TV, 라디오와 같이 매체가 한정적인 시절에 정해진 가격이나 프로세스도 저마다 다른 상황에서 제각각 이메일로 조율하고 협상하던 방식이 디지털 광고에도 그대로 적용된 거죠. 그래서 저희는 아날로그 방식의 거래를 디지털로 전환하고 자동화하겠다는 미션을 정했어요.”
Q. 어떤 서비스인가요
“핌(FYM)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마케터가 미디어랩사에 연락해 경쟁사 혹은 같은 분야 탑티어 광고주들이 어떻게 광고하고 있고 어떤 프로모션 전략을 가지고 가는지, 예산은 어느 정도 쓰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었어요. 사실 이러한 정보도 광고 예산이 많거나 랩사와 충분히 거래한 경력이 있는 큰 회사만 가능해, 여느 회사들은 정보 접근성이 낮았죠. 저희는 인터뷰를 통해 이런 정보에 대한 소규모 에이전시나 기업들의 니즈가 크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그리고 핌(FYM)으로 소중한 광고 예산을 좀 더 스마트한 방법으로 쓸 수 있는 기회, 여러가지 매체 전략을 참고할 기회를 제공한 거죠.”
* 핌(FYM)은 ‘Find Your Media(당신 만을 위한 미디어를 찾아준다)라는 의미를 담은 서비스로 특징은 데이터에 근거해 광고 인벤토리 옵션을 비교·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Q. 시행착오도 있었을 것 같다
“핌(FYM)이전에 ‘미디어스위치’라는 광고 간편 거래 서비스를 먼저 개발했어요. 이메일로 이뤄지는 광고 거래에서 구매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초래되는 비효율, 불편함을 해소하겠다는 큰 목적은 같았죠. 문제는 광고 구매자의 반응이 예상을 빗나간 거죠. 구매자가 효용을 느끼게 하려면 매체가 많아야 하고 그 정보들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가 돼야 하는데, 가설 검증 단계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탓에 한계에 부딪혔어요.”
Q. 반응은 어떤가요
"론칭 2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매체 120개 마케터(광고주) 1500명이 가입했고, 현재 그 수는 2500명으로 늘었죠."
Q. 창업의 계기를 알려달라
“광고홍보학을 전공하고 막상 취업을 했는데, 실제 디지털 광고 분야는 학생 때 접한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 싸움보다 제너럴리스트들이 많이 모여 있는 시장이었어요. 또 예산이 넉넉한 대기업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시장이기도 했죠. 더구나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이를 공급하는 사이드는 과잉 상태였고요. 이러한 물량은 결국 대행사 AE들에게 할당이 되고 결과적으로 좀 더 참신한 메시지를 기획하고 고민하는데 쓰는 시간보다 광고주의 요구에 대응하고 운영 업무에 치이는 AE들이 많았어요. 저희가 하는 시도는 이러한 AE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개선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Q. 앞으로 계획은
“적어도 10월까지 가입자 1만명을 모으는 것이 목표예요. 이를 위해 공급자와 구매자 사이에 거래 여정의 뒷단까지 모두 자동화할 계획이에요. 또 데이터 애널리스트 등을 충원해 사용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조금 더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게 제공하려 해요. 프리A 투자 유치도 진행 중인데 목표액의 80% 정도는 달성한 상태죠.”